8년전 천재 여고생이 쓴 시

 

 

 

 

<그 날>

 

 

 

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

 


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불더라고.

 


난 뉘요 혔더니, 고 어린 놈이 같이 좀 갑시다 허잖어.

 


가잔께 갔재.

 


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는 거 같어.

 


그랴서 멈췄재.

 


근디 내 뒤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.

 


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거이 우째 생겨먹은 놈인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.

 


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.

 


총구녕이 점점 가까이와.

 


아따 지금 생각혀도......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.

 


그때 나가 떤건지 나 옷자락 붙든 고놈이 떤건지 암튼 겁나 떨려불데.

 


고놈이 목이 다 쇠갔고 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 발이 안떨어져브냐.

 


총구녕이 날 쿡 찔러.

 


무슨 관계요? 하는디 말이 안나와.

 


근디 내 뒤에 고놈이 얼굴이 허어애 갔고서는 우리 사촌 형님이오 허드랑께.

 


아깐 떨어지도 않던 나 입에서 아니오 요 말이 떡 나오데.

 


고놈은 총구녕이 델꼬가고, 난 뒤도 안돌아보고 허벌나게 달렸재.

 


심장이 쿵쾅쿵쾅 허더라고.

 


저 짝 언덕까정 달려 가 그쟈서 뒤를 본께 아까 고놈이 교복을 입고있데.

 


어린놈이......

 


그라고 보내놓고 나가 테레비도 안보고야. 라디오도 안틀었시야.

 


근데 맨날 매칠이 지나도 누가 자꼬 뒤에서 갑시다 갑시다 해브냐.

 


아직꺼정 고놈 뒷모습이 그라고 아른거린다잉......

 

 

 

- 2007년 5.18 기념 서울 청소년 백일장 대상 작품 (정민경양의 시)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