"1인시위하면 여고생도 때리는 나라"
출처 : https://www.facebook.com/permalink.php?story_fbid=1520334081614094&id=100009125491331
오늘 제주신성여고 학생이 국정교과서 반대 피켓을 들고 일인시위를 하러 나왔다.
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민문화제를 진행 하는데,
한 여고생이 얼핏 국정화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총총총 뛰어가니 그 모습이 참 예쁘게 보였다.
한참이 지났을까 50m도 안되는 거리에서 일인시위를 하는 모습이 보였고
시민 여럿이 일인시위하는 학생을 둘러싸고 북적북적한 것이 보였다.
예쁘고 기특하다 하는 마음에 마침 옆에 있던 음료수를 이 학생에게 전해줘야겠다 싶어 기쁜마음으로 찾아갔다.
아뿔싸.. 이 학생을 둘러싼 두 중년 남성은 응원이 아니라 학생에게 '남침이야?, 북침이야?',
'대답도 못하는 뭣도 모르는 애가 나왔어!'를 외치며 고성과 손찌검을 서슴치 않고 있었고,
학생은 온 힘을 다해 항변하고 있었다.
학생 앞을 급히 가로막자 손찌검은 내게로 이어졌다.
뭐하는 짓이냐, 왜 표현의 자유를 막냐, 손찌검을 멈춰라, 고발하겠다고 했다.
다른 시민들이 합세해 두 중년 남성을 상대하고 만류하자 일촉즉발의 상황은 이들이 자리를 뜨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.
뒤를 돌아봤을 때, 이 고등학생은 이미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... 그리고 자신이 대답을 못했다며 자책했다.
같은 어른으로서 너무나 속이 상하고 미안했다.
'저렇게 생각하는 아저씨들도 참 안타까운 분들이야.. 너무나도 수고했고 대단해, 저런 분들이 많을거야,
다음엔 옆에 있는 대학생 언니오빠들한테 도움을 청해..'라고 말했지만
어떤 말도 상처받은 이 학생에게 위로가 될 수 없다는 걸 알았다.
딸이 있다면 비슷한 나이를 두었을 두 어른. 딸같은 아이를 지켜주질 못할망정
'남침이야 북침이야'에 대한 대답을 강요하고 차분히 설명하는 아이를 '대답도 못하는 주제'로 낙인찍어 손찌검하는 어른들.
우리가 해야할 일, 가야할 일, 보듬어야 할 것들. 미래까지도 많은걸 생각하게 한다.
이 학생이 내일도 한땀한땀 정성스레 쓴 피켓으로 길거리에 나올 수 있길,
그것을 이념의 잣대로 바라보지 않고 응원해주는 제주시민사회가 되길, 나도 미약하나마 그 길에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.
너무나 속상하지만, 한편으로 차분히 답변하던 이 학생의 진지한 눈빛에서 희망을 본다. 내일의 주인인 후배들아 함께 힘내자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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