초등학교 6학년아이가 10분만에 쓴 사회풍자시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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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첫 눈 -

 

첫눈이 내린다.

맨 처음 떨어지는 눈은
태어날 때부터 맨 아래에 있던 눈.

맨 아래에 있던 눈은
떨어진 후에도 맨 아래.

눈이 되지 못하고
땅바닥으로 고꾸라져 녹아버린다.


중간에 떨어지는 눈은
태어날 때부터 중간에 있던 눈.

중간에 있던 눈은
떨어진 후에도 중간.

아래의 눈들이
얼려놓은 땅으로 힘들게 쌓인다.

맨 위에 떨어지는 눈은
태어날 때부터 맨 위에 있던 눈.

맨 위에 있던 눈은
떨어진 후에도 맨 위.

아래의 눈들이 빚어놓은
푹신한 땅 위로 상처 없이 떨어진다.


사람들은 모두 맨 위에 있는
눈을 보고 아름답다고 한다.

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
맨 위에서 태어났을 뿐인데

자기들이 전부인 것 마냥
아름답다며 사치스러운 자태를 뽐낸다.


첫날에 내린 진짜 첫눈은
언 바닥에 몸을 내박으며
물의 파편이 되어

지금쯤 하수구로 흘러들어
억울함에 울부짖고 있는 것은
아무도 듣지 않는다.


난 눈이 싫다.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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옮긴글